한여름밤 제주 원도심이 ‘들썩’···도심서 즐기는 축제 ‘컬러풀 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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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제주의 원도심이 축제로 들썩인다.
2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시 원도심 대표 여름 축제인 ‘2026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이 오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3일·29일·30일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6번째를 맞는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은 콘서트와 토크 콘서트, 어린이를 위한 부대 프로그램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제주의 여름철 원도심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는 22일 북수구광장에서 ‘도란도란중창단’의 식전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제주지역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23일에는 가수 션이 ‘나눔의 러닝메이트, 함께 달리는 삶’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후 도내외 동호인 300여명이 원도심 일대를 함께 달리는 ‘나이트 런’이 열린다. 도와 공사는 나이트런 참가비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밴드 경연 대회는 올해 댄스 경연 대회까지 더해 규모를 키웠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부대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산짓물공원에서는 키즈 워터파크, 산지 체전, 매직쇼과 버블쇼 등이 매일 운영되며, 어린이들이 사용하던 장난감과 책 등을 직접 거래하는 돗자리 장터도 열린다.
산지천 일대에서 다양한 수공예품 등을 만나볼 수 있는 플리마켓이 운영된다. 행사장 인근 상권과 연계한 구매 영수증 이벤트도 진행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주지역 원도심 대표 축제”라면서 “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스타그램 채널인 ‘제주날마다축제(@jejufesta365)’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에서 여성 이장 선출이 제한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가인권위원회가 표명했다.
인권위는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읍·면을 둔 전국 기초지자체장에게 농어촌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 법규 검토·정비 및 ‘마을회 정관 표준안’ 개발·보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는 세대주나 세대 대표에게만 이장 투표권과 총회 참석권을 주는 관행이 남성 중심 문화와 결합해 여성의 참여를 가로막는 간접차별을 낳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자체 조례나 마을 정관이 형식상으로는 성중립적 기준을 표방하더라도, 전통적으로 남성이 세대주를 맡아온 현실 탓에 여성의 참정권과 마을 자치 의사결정 참여가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는 취지다.
[플랫]남자라 ‘5만원’ 더 받는 농촌 “몇천 년 만에 처음 동일임금을 말하다”
인권위는 각 기초지자체장에게 이장 선출 및 임명에서 특정 성별에 불리하지 않도록 관련 조례와 규칙을 검토하고, 마을 개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구성이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자체 이장 선출 조례·규칙과 성별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고 했다. 행안부·농식품부·성평등부 장관에게는 농어촌 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마을회 정관 표준안’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의견 표명은 전국 단위의 직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직권조사는 2014년부터 10년간 107개 기초자치단체, 1093개 읍·면, 2만8517개 행정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 이뤄진 총 10만7945회의 이장 선출·임명 중 여성 비율은 8.43%(9104회)에 불과했다. 광역지자체별 여성 이장 비율은 경상남도가 11.58%로 가장 높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2.54%로 가장 낮았다.
[플랫]“성차별은 싫지만 농촌은 좋으니, 여기서 계속 살려면 바꿔야죠”
인귄위는 다만 “성별 불균형을 기초자치단체의 규칙이나 마을회 정관의 직접적인 결과로만 단정하기보다는 오랜 사회문화적 관행, 가사·돌봄 부담의 성별 불균형,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여성의 리더십 형성 경로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기초 행정단위의 성별 불균형 해소는 특정 성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의제를 다양화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라며 “공공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별 대표성이 보장되도록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박민규 기자 mingyu01@khan.kr
한국 등 35개국에 ‘중국 주도 AI 협력체 가입 만류’ 서한 준비 중대미투자 1호 사업 선정 지연은 메모리 공장 증설 요구탓 보도도대중 무역 비중 큰데 미국에 핵심기술 유출 우려…정부·업계 ‘난감’
한국이 관세 인하 대가로 미국에 약속한 ‘대미투자 1호 사업’ 선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AI 분야에서 사실상 미·중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 내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AI 탈중국’과 미국 내 메모리 공장 신설 요구 등이 관세협상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당장 부담스러운 것은 AI 산업을 둘러싼 미국의 ‘미·중 양자택일’ 요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AI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협력국에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은 지난 6월 미국과 ‘AI 기회 성명’에 서명한 한국을 포함한 35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AI 탈중국’ 요구가 AI의 핵심 기반인 반도체 분야를 포괄할 경우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196억1000만달러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41.2%나 된다. 반도체 핵심 원자재인 게르마늄(74.3%), 텅스텐(68.6%), 희토류(61.7%), 갈륨·인듐(46.7%) 등의 대중국 수입의존도(2024년 기준) 역시 절반에서 4분의 3 수준에 달한다.
미국의 ‘양자택일’ 압박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두고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이 준비 중인 서한은 중국 주도의 AI 협력체(WAICO)에 중복 가입하지 말라는 데 우선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중국의 AI 산업이 아니라 주로 전자제품에 쓰이는 만큼, 반도체 교역으로까지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반면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 교수는 “AI 산업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토대는 D램 기술”이라며 “한국이 수출한 D램이 중국의 벤치마킹 통로가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의 중국 AI 견제와 한·중 반도체 교역이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미투자 첫 사업으로 한국 측에 메모리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대미 전략투자 1호 후보 프로젝트로 반도체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다만 업계는 ‘1호 프로젝트’ 진행 여부와 별개로 미국이 현지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 압박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으로서는 메모리 생산시설의 미국 내 증설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메모리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인 만큼 생산기반의 해외 확장은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와 기술·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호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국내 생산기반 확대에 나선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 투자는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이어서 기술 유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은 인력이 부족해 생산비가 높고 공급망 확보도 쉽지 않다. 소재기업까지 함께 진출해야 한다면 우리 기업과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관세를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강제노동 관세’ 12.5%를 한국에 부과했고 조만간 ‘과잉생산 관세’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에 HBM용 후공정 투자를 하는 등 양 사 모두 이미 미국 투자를 확대해왔다”며 “메모리 생산시설 추가 투자 문제는 정부 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보여주되 한국이 지켜야 할 핵심 생산기반과 수출시장까지 내주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투자·협력 카드를 마련하는 한편, 메모리 생산기반과 대중국 공급망 등 한국의 핵심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는 실익을 따져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시 원도심 대표 여름 축제인 ‘2026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이 오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3일·29일·30일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6번째를 맞는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은 콘서트와 토크 콘서트, 어린이를 위한 부대 프로그램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제주의 여름철 원도심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는 22일 북수구광장에서 ‘도란도란중창단’의 식전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제주지역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23일에는 가수 션이 ‘나눔의 러닝메이트, 함께 달리는 삶’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후 도내외 동호인 300여명이 원도심 일대를 함께 달리는 ‘나이트 런’이 열린다. 도와 공사는 나이트런 참가비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밴드 경연 대회는 올해 댄스 경연 대회까지 더해 규모를 키웠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부대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산짓물공원에서는 키즈 워터파크, 산지 체전, 매직쇼과 버블쇼 등이 매일 운영되며, 어린이들이 사용하던 장난감과 책 등을 직접 거래하는 돗자리 장터도 열린다.
산지천 일대에서 다양한 수공예품 등을 만나볼 수 있는 플리마켓이 운영된다. 행사장 인근 상권과 연계한 구매 영수증 이벤트도 진행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컬러풀산지 페스티벌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주지역 원도심 대표 축제”라면서 “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스타그램 채널인 ‘제주날마다축제(@jejufesta365)’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에서 여성 이장 선출이 제한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가인권위원회가 표명했다.
인권위는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읍·면을 둔 전국 기초지자체장에게 농어촌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 법규 검토·정비 및 ‘마을회 정관 표준안’ 개발·보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는 세대주나 세대 대표에게만 이장 투표권과 총회 참석권을 주는 관행이 남성 중심 문화와 결합해 여성의 참여를 가로막는 간접차별을 낳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자체 조례나 마을 정관이 형식상으로는 성중립적 기준을 표방하더라도, 전통적으로 남성이 세대주를 맡아온 현실 탓에 여성의 참정권과 마을 자치 의사결정 참여가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는 취지다.
[플랫]남자라 ‘5만원’ 더 받는 농촌 “몇천 년 만에 처음 동일임금을 말하다”
인권위는 각 기초지자체장에게 이장 선출 및 임명에서 특정 성별에 불리하지 않도록 관련 조례와 규칙을 검토하고, 마을 개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구성이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자체 이장 선출 조례·규칙과 성별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고 했다. 행안부·농식품부·성평등부 장관에게는 농어촌 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마을회 정관 표준안’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의견 표명은 전국 단위의 직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직권조사는 2014년부터 10년간 107개 기초자치단체, 1093개 읍·면, 2만8517개 행정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 이뤄진 총 10만7945회의 이장 선출·임명 중 여성 비율은 8.43%(9104회)에 불과했다. 광역지자체별 여성 이장 비율은 경상남도가 11.58%로 가장 높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2.54%로 가장 낮았다.
[플랫]“성차별은 싫지만 농촌은 좋으니, 여기서 계속 살려면 바꿔야죠”
인귄위는 다만 “성별 불균형을 기초자치단체의 규칙이나 마을회 정관의 직접적인 결과로만 단정하기보다는 오랜 사회문화적 관행, 가사·돌봄 부담의 성별 불균형,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여성의 리더십 형성 경로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기초 행정단위의 성별 불균형 해소는 특정 성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의제를 다양화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라며 “공공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별 대표성이 보장되도록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박민규 기자 mingyu01@khan.kr
한국 등 35개국에 ‘중국 주도 AI 협력체 가입 만류’ 서한 준비 중대미투자 1호 사업 선정 지연은 메모리 공장 증설 요구탓 보도도대중 무역 비중 큰데 미국에 핵심기술 유출 우려…정부·업계 ‘난감’
한국이 관세 인하 대가로 미국에 약속한 ‘대미투자 1호 사업’ 선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AI 분야에서 사실상 미·중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 내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AI 탈중국’과 미국 내 메모리 공장 신설 요구 등이 관세협상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당장 부담스러운 것은 AI 산업을 둘러싼 미국의 ‘미·중 양자택일’ 요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AI 패권경쟁을 벌이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협력국에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은 지난 6월 미국과 ‘AI 기회 성명’에 서명한 한국을 포함한 35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AI 탈중국’ 요구가 AI의 핵심 기반인 반도체 분야를 포괄할 경우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196억1000만달러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41.2%나 된다. 반도체 핵심 원자재인 게르마늄(74.3%), 텅스텐(68.6%), 희토류(61.7%), 갈륨·인듐(46.7%) 등의 대중국 수입의존도(2024년 기준) 역시 절반에서 4분의 3 수준에 달한다.
미국의 ‘양자택일’ 압박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두고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이 준비 중인 서한은 중국 주도의 AI 협력체(WAICO)에 중복 가입하지 말라는 데 우선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중국의 AI 산업이 아니라 주로 전자제품에 쓰이는 만큼, 반도체 교역으로까지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반면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 교수는 “AI 산업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토대는 D램 기술”이라며 “한국이 수출한 D램이 중국의 벤치마킹 통로가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의 중국 AI 견제와 한·중 반도체 교역이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미투자 첫 사업으로 한국 측에 메모리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대미 전략투자 1호 후보 프로젝트로 반도체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다만 업계는 ‘1호 프로젝트’ 진행 여부와 별개로 미국이 현지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 압박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으로서는 메모리 생산시설의 미국 내 증설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메모리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인 만큼 생산기반의 해외 확장은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와 기술·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호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국내 생산기반 확대에 나선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 투자는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이어서 기술 유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은 인력이 부족해 생산비가 높고 공급망 확보도 쉽지 않다. 소재기업까지 함께 진출해야 한다면 우리 기업과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관세를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강제노동 관세’ 12.5%를 한국에 부과했고 조만간 ‘과잉생산 관세’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에 HBM용 후공정 투자를 하는 등 양 사 모두 이미 미국 투자를 확대해왔다”며 “메모리 생산시설 추가 투자 문제는 정부 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보여주되 한국이 지켜야 할 핵심 생산기반과 수출시장까지 내주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투자·협력 카드를 마련하는 한편, 메모리 생산기반과 대중국 공급망 등 한국의 핵심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는 실익을 따져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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