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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구매 법원, 장윤기 무기징역 선고…유가족 “왜 사형 아닌가”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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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10-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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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구매 지난 5월 이채원양(17)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살해한 장윤기(23)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정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촉구해온 이양 유가족은 법원 판결에 크게 반발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장씨가 이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제압하려다 여의치 않자 흉기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장씨가 범행 이후 코인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고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고 순간순간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동기와 전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정상참작 감경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사형에 처할지 무기징역에 처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997년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이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한국에서 대법원이 지극히 제한적인 사형 선고 기준을 확립해왔고,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한 만큼 장씨에게도 무기징역이 비례균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장씨에 대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생존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철저히 형을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길”이라면서 “종신토록 참회하라는 것이지 일말의 선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양 유가족은 크게 반발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이양 어머니는 재판부가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오열했다.
이양 부모는 “오늘 저희 유가족은 또 한번 죽었다”면서 “뉘우침조차 없는 범죄자 인권을 먼저 고려한 듯한 이번 판결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 마음에 다시 대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딸의 억울함을 끝까지 풀어주겠다”고 한 이양 어머니는 법원 앞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검찰에 항소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판결을 선고하는 20여분 동안 장씨는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한 얼굴로 이를 들었다.
장씨는 지난 5월5일 0시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에서 귀가 중이던 이양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이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17세 남고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와 직장 동료였던 이주여성을 성폭행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여성 청소년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애초 장씨에게 ‘일반살인’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며 형량이 높은 ‘강간살인’으로 재판에 넘겼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며 사실상 ‘전면전’을 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재제청 거부’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만큼, 이 대통령 귀국 후에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 기관의 대립이 조 대법원장의 임기 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22일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손봉기 부장판사 임명을 거부하고 ‘새 후보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한 지 한 달여 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초강수”라는 반응이 나왔다. 법관들 사이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꾸려 제청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애초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곧바로 입장을 내겠다고 했지만, 부친상과 김성수 대법관의 청문회 일정 등으로 입장 발표 시점이 계속 미뤄졌다. 조 대법원장은 법조계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후속 대응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깬 조 대법원장의 입장은 “청와대의 요청에 헌법적 근거가 없어 응할 수 없다”는 게 전부였다. 대법관 인선에 관한 후속 조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제청을 반려하는 헌법적 근거는 분명히 밝혔다” “조속히 후속 절차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맞섰고, 조 대법원장도 거듭 재반박문을 내며 이틀간 ‘입장문 싸움’이 오갔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시작된 지난 1월21일부터 이어진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 갈등이 절정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조 대법원장이 협상의 물꼬를 트기보다는 ‘법리 다툼’으로 끌고 와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 김진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실질적인 임명권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에 이견이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적으로 굉장히 좁은 땅을 택했다”며 “예상한 논쟁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서 사실상 (청와대와의) 전쟁을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결국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나지 않으면 이 같은 대치 상황은 풀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 대법관 공석 사태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마저 제기된다.
한 부장판사는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조금씩 양보하지 못하면 계속 공격을 주고받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고, 국민들은 이를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굉장히 지난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런 식의 대치가 계속되면 후임 대법원장이 누가 되든 문제가 풀릴 수 없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 안에 해결을 봐야 한다”며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새 추천위를 꾸려서라도 후속 절차를 밟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④저작권: 걸림돌인가 아킬레스건인가
오늘날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에는 저작권자와의 갈등과 충돌이 따른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훈련(machine learning, feeding AI 등은 같은 말이나 전자는 인공지능을 의인화한 것이고, 후자는 인간을 기준으로 쓴 것임) 하기 위해서는 저작물의 이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개발사는 수많은 저작권자를 찾아 일일이 동의받기 어렵다는 것을 무단 복제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아예 처음부터 동의받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대로 믿기는 곤란하다. 저작권자들의 반발은 예상된 것으로서 전세계에서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뉴욕타임스와 오픈AI 간, 일본에서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과 퍼플렉시티 간, 우리나라에서 지상파 3사와 네이버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저작권은 인공지능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자 아킬레스건이다. 인공지능 산업을 지지하는 쪽은 저작권을 걸림돌로 인식해 이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고, 인공지능 산업의 속도를 늦추자는 쪽은 저작권 문제를 인공지능 개발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인식해 이를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 양쪽 입장은 결국 인류 미래에 대한 관점, 즉 세계관 또는 가치관에 연결된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걸림돌 역할을 한 저작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과 그 한계를 살펴본다.
먼저 직관적으로 “인공지능 개발사가 저작권침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아예 저작물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했더라도 저작권법 위반이 되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전자는 기술 측면의 접근이고 후자는 법 측면의 접근이다.
기술 측면의 노력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저작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인공지능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방안이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계적인 바둑 대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했었다. 돌이켜보면 고도의 연산 게임인 바둑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다. 당시 이세돌 기사는 내리 3판을 지다가 이겼을 때 “처음 세 판은 이세돌이 졌지만, 제4국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세돌과 맞붙은 알파고는 수많은 기보(棋譜)를 입력해서 그 성능을 향상시킨 것인데, 저작권으로 보호되기도 하는 기보를 이용한 알파고는 저작권침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딥마인드는 2017년에 출시한 알파고 제로 버전에서 기보 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자기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rom self-play)’ 방식을 채택했다. 바둑은 ‘f(x)=y’라는 함수에서 연역의 규칙이 명확한 게임이다, x값이 엄청 많지만 컴퓨팅 파워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므로, 저작권침해의 우려 없는 자기 강화 학습으로 성능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인간 창작의 세계는 연역의 규칙이 불확실하고 x값도 불명확하다. 따라서 인간 창작을 대신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자기 강화 학습을 하는 것에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개발사들이 원하는 것은 양질의 콘텐츠인데, 이는 대개 인간 창작물로서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것들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개발사의 저작권자에 대한 구애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여기에서 ‘한동안’이라고 한 것은 인간 창작자가 인공지능의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땔감 공급원’으로 전락하고, 나아가 인간이 더는 창작하지 않게 되는 시점이 되면, 고급 콘텐츠를 구하기 위해 인간에 의존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이다.
둘째,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 인공지능 산출물로 학습하는 방안이다. 인공지능 개발사는 ‘트레이닝 데이터의 고갈’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책으로 인공지능 산출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훈련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발상이 가능하다. 전 세계 저작권법은 대체로 인간의 창작물만을 보호 대상으로 하므로 인공지능 산출물을 학습 자료로 갖다 써도 저작권침해가 되지 않는다. 실제 인공지능 기술자들은 이런 연구를 수행했다. 그런데 대표적으로 미국 스탠퍼드(Stanford)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Self-Consuming Generative Models Go MAD”라는 논문(2024년)에 따르면, 인공지능 산출물로 훈련하면 할수록 인공지능의 성능 저하 현상이 뚜렷해진다고 한다. 이는 동종교배가 몇 세대 지속되면 종이 유전적으로 열등해진다는 생물학 원리와 유사하다. 한편, 대형 인공지능 모델이 생성한 출력 패턴을 학습데이터로 활용해 작은 모델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는 관련 업계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모델 증류 기법이 당장에는 인공지능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해도, 인공지능 관점에서 보면 ‘자기 소비(self-consuming)’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길게 보면 모델 붕괴(model collapse)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셋째, 저작물을 이용한 후 증거를 삭제하는 방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방안은 저작물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저작물 이용 후 그 흔적을 없애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자들은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대비되는 ‘머신 언러닝(machine unlearning)’ 기술 개발에 노력해 왔다. 저작물을 트레이닝 데이터로 이용한 후 그 흔적을 삭제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성능 향상’과 ‘저작권침해 회피’라는 일종의 ‘두 마리 토끼 잡기’의 로망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용 흔적 삭제 기술은 사실상 저작권침해에 대한 증거인멸의 기술인데, 그마저도 불가능하여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기술 개발자들의 고백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언러닝 기술이 언어모델(LMs)의 성능 저하를 초래하는데, 특정 정보를 삭제하면서도 언어모델 인공지능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은 상충(trade-off) 관계로서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법 측면의 대응이다. 저작물을 이용하고도 법적 책임을 피하는 방책으로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만 이용한다고 법적으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저작권은 표현(expression)만을 보호할 뿐 아이디어(idea)는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트레이닝 데이터로 ‘아이디어’만 이용하거나, ‘표현’을 이용하고도 그 안에 들어있는 ‘아이디어’만 이용한 것처럼 법적으로 구성하면 저작권침해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2025년 지브리 밈 선풍이 일었을 때, 오픈AI가 지브리의 스타일만 가져다 썼기 때문에 저작권침해가 아니라는 언론보도가 줄을 이었다. 스타일은 아이디어의 일종으로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저작권 전문가들의 코멘트가 더해져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저작물을 이용해 학습한 후 스타일만 남아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스타일만 학습했다는 주장은 결과와 과정을 교묘하게 섞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다. ‘수박 서리’를 예로 설명한다. 수박 서리는 절도에 해당하는데, 어느 시점에 절도죄가 완료되는 것일까? 줄기에서 수박을 떼 낸 순간이다. 수박을 딴 후 과수원 울타리를 넘기 전에 잡히거나, 넘은 후 먹기 전에 잡혔다고 해서 미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집에 와서 수박을 먹든 먹지 않든, 그리고 먹은 후 배 속에 수박의 잔존물이 남아있든 완전히 소화되었든, 절도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이를 오픈AI의 지브리피케이션에 적용해 보면, 오픈AI가 ChatGPT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지브리 애니매이션을 무단 입력해 실제 ChatGPT의 성능이 향상됐다고 하자. ChatGPT에 지브리 스타일만 남아있다고 해서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한다면, 위 수박 서리 사례에서 수박을 먹은 후 배 속에 수박이 남아있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었다든지 살과 피가 되었으니 절도죄가 안된다는 논리나 다름이 없어 부당하다. 과정과 결과를 의도적으로 혼동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저작권법상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는 주장으로서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①인공지능에 입력한 것은 ‘이용’이 아니라고 보는 주장이다. 인간은 인지기능을 통해 저작물을 이용하지만, 감각기관이 없는 인공지능은 그것의 방식대로 저작물을 이용할 뿐이다. 그런데도 인간이 학습하면 ‘이용’으로서 저작권침해가 되고, 기계가 학습하면 ‘이용’이 아니라고 할 경우, 인간을 기계에 대해 차별하는 결과를 낳아 부당하다. ②저작권자의 권리가 소진됐다는 주장이다. 작년 미국 연방법원은 ‘바츠 대 앤스로픽’ 사건에서 앤스로픽이 불법적으로 보유한 책으로 자체 인공지능 클로드를 훈련한 것은 저작권침해라고 보았지만, 적법하게 구매한 책으로 훈련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앤스로픽이 책을 적법하게 구입함으로써 저작권자인 원고들의 권리가 소진되었다고 판단했는데, 저작권자는 책을 판매함으로써 마땅한 대가를 받았으므로 권리가 충족됐다고 본 것이다. 보통은 책을 구입해서 자신이 읽고 가족 간에 돌려보거나 친구에게 빌려준다고 해서 저작권침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단지 한 권의 책을 사서 인공지능에 입력해 훈련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책의 내용과 스타일을 모방한 수백만 수천만의 글이 생성될 수 있게 되고, 그로부터 엄청난 부를 벌어들인다면, 저작권자와 출판사가 이와 같은 이용 방법까지 고려하여 책값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을까? 종이책의 일반적인 유통과 이용에서처럼 권리 소진의 법리를 적용한 것은 억지스럽다. ③가장 중요한 공정이용(fair use) 주장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 등에서 진행 중인 재판의 가장 치열한 쟁점인데, 설사 저작물을 무단으로 썼어도 저작권법이 허용하고 있는 공정이용이므로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몇몇 하급심 판결이 선고됐지만, 아직 최고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적이 없어 전 세계 저작권법 연구자와 인공지능 개발사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서는 2021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선고한 ‘구글 v. 오라클’ 판결이 금과옥조로 등장한다. 요즘 일반화된 모바일폰 OS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원래 오라클이 보유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거대기업과 당시 스타트업을 겨우 벗어난 구글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오라클의 디클레어링 코드에 대한 라이선스를 희망했는데 오라클은 그 시장을 독식하려고 거절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분야 진출을 포기했고 애플은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여 iOS를 만들었다. 그런데 구글은 무단 복제하여 이용했고 그것이 오늘날 구글 안드로이드 체계의 기반이 되었다. 오라클은 구글을 상대로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무려 11년에 걸친 소송에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연방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구글의 손을 들어주었다. 구글의 무단 복제를 공정이용이라고 본 것이다. 본래 공정이용이란 학생, 교사, 장애인, 소규모 이용 등 작은 이용자(little users)와 법원, 정부, 언론기관, 도서관 등 공공적 성격의 이용자를 위해 예외적으로 터놓은 제도이다. 그런데 공공기관도 아니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이용자라 할 수 있는 구글이 약자를 위한 제도를 이용한 셈이다. 치열한 논란이 있었는데, 미국 연방대법원은 애플과 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을 휘청거리게 할 수 있는 결론을 피한 것이다. 초거대 자국 기업을 위해 팔이 안으로 굽은 것이다. 저작권침해로 고소당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있는가 하면 서체 파일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줄 모르고 썼다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다 보면 저작권 제도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반감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놓고 베껴 쓰고도 ‘대마불사’ 전략으로 소송을 오래 끌어 공정이용의 혜택을 받는 것은 지나치게 불합리하여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이 판결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공정이용으로 본 주된 근거는 저작물을 무단 이용했어도 그 결과가 ‘공익’에 부합하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공익’은 개인과 나라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다. 미국이 추구하는 공익과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가 추구하는 공익은 반드시 같지 않다. 그것이 같다면 무역분쟁이나 전쟁이 발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하루에도 수 시간 모바일폰을 이용하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오라클 대 구글 판결은 우리나라 국민을 포함한 전 세계인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공익인지 아닌지를 미국 연방대법원이 결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 지금 전 세계 주요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저작권자와 인공지능 개발사 간의 소송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빅테크라고 불리는 거대기업이 피고로 된 재판에서 ‘공정이용’을 인정받음으로써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주장하는가 하면, ‘공정이용’이 배척될 경우 초래될 불편을 주장하여 사실상 법원을 윽박지르고 있다. 책 한 권당 3천 달러에 합의한 ‘바츠 대 앤스로픽’ 판결의 원고 중 한 명인 찰스 그래드버(Charles Gradber)라는 작가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조만간 상장하면 2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앤스로픽이 14년간 두 권의 책을 쓴 자기에게 화해금으로 제시한 고작 몇천 달러가 인생을 바꿀만한 돈이 아니라며 도둑질을 공정이용으로 포장해준 법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공지능 개발사는 ‘공익’과 ‘공정이용’을 내세워 저작권자들의 입을 봉하려고 하지만, 새어 나오는 진실의 소리는 각국 법원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셋째,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다. 저작물을 합법적으로 이용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인공지능 개발사는 재판을 통해 공정이용을 인정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초거대 기업인 빅테크 또는 인공지능 개발사로서는 이들 기업의 중요한 비즈니스가 사법부의 판단에 좌우된다면 사업의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되고 투자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사법부가 공정이용 판단에서 이들 기업에 유리하게 판정할지라도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개별 재판의 승소보다는 입법적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인공지능 개발사들은 저작물 학습에 대해 저작권침해 책임을 면제해주는 ‘텍스트 데이터 마이닝 예외 조항[text data mining(TDM) exception]’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달리 공정이용 제도가 없는데, 디지털 시대에 뒤처졌다는 자각하에 2009년과 2018년 TDM 예외 조항을 저작권법에 도입하는 과감한 입법을 했다. 디지털뿐 아니라 인공지능 영역에서 우리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고 평가받는 일본의 TDM 예외 도입은, 마치 초등학교 졸업 후 중고등학교를 건너뛰고 대학에 입학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정부는 TDM 예외를 인정한 저작권법 개정을 밀어붙이면서 일본의 예를 제시하고 있으니 납득하기 힘들다. 한국은 인공지능 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국가이지만, 케이팝을 비롯한 콘텐츠에서도 매력적인 국가가 되었다. 인공지능 기업을 위해 창작자의 양보를 사실상 강요하는 TDM 예외 입법에는 찬동할 수 없다.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부모와 같은 처지이지만, 어느 하나를 희생시키기보다는 조화를 이루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최근 인공지능 규제 관련 국제기구 창설과 한국 유치에 힘을 쏟는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넷째, 합의의 문제가 있다. 세계적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 그룹 등 많은 언론사가 인공지능 기업과 인공지능 훈련을 위해 뉴스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하는 라이선스가 체결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구독료와 광고료 수익에 의존하는 종래 미디어 기업의 사업전략은 애를 먹고 있는데, 인공지능 회사로부터 거액의 이용료를 받아 경영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조심스럽지만, 미디어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외적으로 뉴욕타임스는 꿋꿋이 버텨내며 2023년 이후 오픈AI와의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2025년 5월 뉴욕타임스가 아마존과 뉴스콘텐츠 이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합의)을 체결해 충격을 주었다. 더욱이 아마존의 대주주 제프 베저스는 워싱턴포스트의 사주이기도 해, 이를테면 뉴욕타임스의 뉴스콘텐츠로 훈련한 아마존의 자체 인공지능으로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작성할 날이 올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경영난을 타개할 정도의 거액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금액이 아마존에 부담스러운 규모는 아니었을 것이다. 문제는 뉴욕타임스가 넘기기로 한 뉴스콘텐츠가 과연 뉴욕타임스가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인가에 있다. 언론사는 각종 법률로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받고 개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취재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렇게 법률의 보호 아래 형성된 뉴스콘텐츠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 양 처분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 타당한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런 문제는 비단 언론사에만 있지 않다. 심각한 불황에 처해 있는 출판사들도 출판콘텐츠를 넘겨주면 상당한 금액을 주겠다는 인공지능 회사의 유혹을 받고 있으며, 대학 등 교육기관도 마찬가지다. 언론사나 출판사가 인공지능 개발사에 콘텐츠를 넘겨주고 이용료를 받는 것은, 온전히 자기의 것이 아닌 물건을 팔고 돈을 받는 것에 다름이 없어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남형두, “뉴욕타임스 너마저…”, 경향신문 2025.6.5.자 특별기고 참조).
지금까지의 논의와 다른 차원에서 인공지능 개발사의 저작물 무단 학습을 공정이용으로 볼 경우, 향후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이러한 미래를 인류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귀납적으로 논증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부의 과도한 불평등이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이 할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함으로써 비용이 절감되며, 나아가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더욱 효율적인 사회가 펼쳐지리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와 같은 믿음 또는 전망이 반드시 성취될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사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가격별로 성능 차이가 현저해 이른바 ‘인공지능 봉건제(AI Feudalism)’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데, 부의 쏠림 현상으로 인공지능 등 기술의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신화도 무너지고 있다. 혁신기업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개발사와 빅테크는 해자(垓字)를 깊게 파서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을 봉쇄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의 현실화된 위험을 우려하는 속도조절론을 같은 맥락에서 보기도 한다. 설립된 지 20년이 넘는 5개의 테크 자이언트, 즉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의 대기업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으나,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시가총액 상위의 글로벌 대기업 순위는 거의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 말해준다. 빅테크와 몇몇 인공지능 개발사의 시장 독과점이 고착되면, 앞으로 인공지능 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력한 상태가 도래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둘째,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 역전이다. 이미 그런 조짐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창작과 판단 영역에 한정해 논의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성능 고도화를 위한 인간 창작물 무단 학습이 면책되어 법적 장애가 없어지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 창작물을 인공지능의 훈련 데이터로 이용하는 것이 활성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창작의 목적은 인간을 위한 것에서 인공지능 훈련을 위한 ‘땔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종 조류 뻐꾸기와 제 새끼 남의 새끼를 구별하지 못하고 키우는 뱁새에 비유할 수 있다. 인간의 희생 하에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이나 이를 지지하는 법원 판결은 마치 제 새끼를 죽인 새끼 뻐꾸기를 키우려고 희생을 다 하는 뱁새와 다를 것이 없다(남형두, “뱁새와 뻐꾸기 ー 인간과 인공지능”, 경향신문 2024.6.6.자 기고 참조).
끝으로 표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의 무단 학습이 저작권침해에 해당하는 것과 별개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산출물을 마치 인간 이용자가 자기 것인 양 행세한다면 이는 표절에 해당할 수 있다. 인공지능 산출물을 허락없이 가져다 쓰면서 자기 것처럼 공표해도 저작권침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표절은 저작권침해와 달리 반드시 ‘인간’의 창작물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단지 ‘남’의 것을 내 것인 양하여 독자와 평가자, 학계를 속이면 성립한다. 이때 ‘남’에는 인공지능도 포함된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속도를 앞세우는 인공지능 시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계나 학계에서 인간의 고유성과 진정성(authenticity)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로 표절의 역할은 더욱 빛이 날 수 있다.
▶남형두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사법시험 합격 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일하다가 2005년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작권법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관련 법률 문제를 연구하면서, <표절론>(현암사), <공정이용의 역설>(경인문화사) 등 단행본과 논문을 펴냈다. 제20회 법학논문상(한국법학원), 제2회 홍진기법률연구상 저술부문 대상(홍진기법률연구재단) 등을 수상했고, 최근 제71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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